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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축소는 거품 빼고 내실 다지는 좋은 기회"

소수 정예 위한 교육으로 전환 시급 신학교 체질 개선, 교육 질도 높아져 주로 학비에 의존하는 신학교 운영 다양한 재정 확보 방안도 강구해야 신학교마다 재구조화를 통한 체질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긴축 운영은 물론이고 입학 기준을 완화시키는 신학교도 있다. 캠퍼스 통폐합을 통해 생존을 위한 몸부림도 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풀러신학교가 패서디나에서 브레아 지역으로의 캠퍼스를 이전키로 한 결정 이면에는 오늘날 신학교가 고민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동안 본지는 풀러신학교 사태를 계기로 신학교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시리즈로 보도했다. 마지막으로 신학교 문제에 대한 생존 대안 등을 알아본다. 분명 신학계 현실은 암울하다. 교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위기는 곧 기회"라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현재의 위기를 체질 개선과 구조적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로널드 디한(리폼드 신학교) 목사는 "미국 신학교들의 현재 구조는 대부분 베이비부머 시대의 인구 증가와 기독교 부흥기 때 형성된 것"이라며 "지금은 저출산과 기독교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시대인데 분명 여기에 맞는 슬림화를 통해 재구조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에 따른 교육 및 운영 전략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실제 수많은 신학교들이 저마다 생존 전략에 대한 고민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의 교육 등으로 전환하는 등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성호 목사(LA)는 "이미 신학계에서는 현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풀러신학교처럼 어려운 결정을 통해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현재로서는 여러가지로 힘들겠지만 오히려 신학교들이 거품을 빼고 내실을 다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학교 관계자들이 가장 공통적으로 꼽는 것은 구조 조정이다. 현재의 덩치를 유지하기에는 학생 유치가 쉽지 않고 운영이 어려워지다보면 결국 필요에 의한 교육이 아닌 생존을 위한 자구책에 함몰되기 때문에 교육의 가치나 본질이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영섭(커버넌트신학교 졸업)씨는 "아무래도 가장 시급한 건 규모를 축소하고 현재 신학 수요에 맞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그게 안되면 결국 생존을 위한 학교 운영이 될 수 밖에없고 이는 곧 신학 교육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져 교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예로 북가주 지역 유명 학교인 샌프란시스코신학교의 경우 과거 수백명씩 학생들이 몰리다가 올해 전체 학생 수(풀타임)가 100여명 미만으로 감소하면서 풀타임 교직원을 대폭 줄이는 등 대대적인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다. 현재의 구조로는 신학생을 제대로 양성하는게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양질의 신학생을 배출하지 못하면 결국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교계로 돌아간다. 한인 2세 레이 김(라이트하우스교회)씨는 "지금 신학교들이 살아남겠다며 문턱을 낮추고 졸업하는 문을 넓히고 있는데 결국 그렇게 부실하게 양산된 사역자가 얼마나 준비가 돼 있겠느냐"며 "오늘날 기독교가 영향력을 잃어가는 원인 중 하나는 인재를 만들어 배출하기보다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목회자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결국 신학교 구조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곧 소수 정예의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진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목회학만 놓고 봐도 과거처럼 목사를 대거 배출하기보다는 1차적으로 학교가 소수 정예 교육을 추구하고 여기에 맞게 소명을 가진 학생들을 선별해 특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오히려 이것이 신학교가 운영적으로도 생존할 수 있고 신학 교육의 질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가톨릭의 경우는 사제 양성 과정을 까다롭게 하고 소수 정예 교육을 추구함으로써 오히려 개신교와는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미주신학교협의회(ATS)에 따르면 미국내 가톨릭 신학교의 올해(2017-2018) 풀타임 학생 수는 7만108명이다. 이는 전년(6만4906명)보다 무려 5000여명이 늘었다. 반면 개신교 계열 신학교의 올해 풀타임 학생수는 총 4만9112명으로 전년(5만216명)에 비해 감소했다. 우선 개신교에서 목회자를 배출하는 목회학(M. Div)의 경우 기본적으로 3년이다. 반면 가톨릭 사제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4년간의 신학대학(학부)을 마치고 대학원(5년 과정)에 진학하게 된다. 물론 일반 대학을 졸업한 뒤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는 경우는 있지만 철학, 라틴어, 히브리어 등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이 경우 최소한 7년이 걸린다. 가톨릭 김제동 부제는 "가톨릭에서는 과락 제도가 있어서 아무리 소명이 있어도 기준에 못 미치면 교육 도중 탈락할 수가 있다"며 "시대적으로 상황이 어렵지만 가톨릭의 신학 교육은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이는 사제 양성 과정에 대해 가톨릭이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개신교 신학교는 대부분의 재정을 학생들의 학비를 통해 충당하고 있다는 점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ATS 통계를 보면 신학교는 대부분 학비(40.9%)에 운영을 의존하고 있다. 타단체 또는 개인 기부(29.6%), 투자 유치(11.4%), 교단 및 종교 기관(9.3%), 정부 보조(1.1%) 등의 비율은 지극히 낮다. 물론 바티칸을 중심으로 교구 중심인 가톨릭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가톨릭 신학생은 보통 소속 교구에서 학비를 일정 부분 지원받는다. 게다가 성당마다 설치된 성소후원회가 사제 지망생의 재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즉, 가톨릭 교회와 신학교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셈이다. B신학교 한 관계자는 "신학교들이 구조적으로 변화도 추구해야 하지만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재정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며 "심지어 특정 교단에 소속된 신학교들도 교단으로부터 충분히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면에서 분명 교계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7-16

미국 신학교가 왜 한국어 프로그램 만들었나?

한국어 프로그램 우후죽순 생겨나 대신 효용 가치 떨어지면 폐지돼 외국 학위 우선시하는 풍토가 한몫 한인의 신학 저변 확대는 인정해야 신학교마다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분명 살아남는 게 어려운 시대가 됐다. 학생 감소는 곧 재정 상태의 악화로 이어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학교마다 자구책으로 입학 기준 완화, 온라인 학위 개설 등을 시도했다. 이는 결국 수준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뿐 아니다. 주류 신학교들은 백인 신학 인구가 감소하자 이를 충원하기 위해 유색 인종 특히 한인을 비롯한 히스패닉 학생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근 풀러신학교가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캠퍼스 이전을 결정했다. 본지는 풀러신학교 사태를 계기로 신학교와 교계의 현실 그리고 미래 등을 집중 취재해 시리즈로 보도한다. 주류 신학교 입장에서 한인 교계는 일종의 '블루 오션'으로 여겨졌다. 한인 교계는 다른 커뮤니티와 달리 유독 기독교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신앙적 열심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주류 신학교 관점에서 보면 학생 유치에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한동안 주류 신학교들의 한국어 프로그램 개설은 봇물을 이뤘다. 풀러신학교, 고든콘웰신학교, 아주사신학교, 게이트웨이신학교, 맥코믹신학교, 미드웨스턴신학교, 멤피스신학교, 센트럴침례신학교, 클레어몬트신학교 등 유수의 신학교들이 한국어 프로그램 및 학위 과정을 개설했다. 명칭은 그야말로 다양했다. 목회학, 선교학, 선교 신학, 목회학 박사, 인텐시브 코스 등 각종 한국어 과정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비단 한국어 프로그램뿐 아니다. 중국 기독교 인구가 급증하면서 중국어 관련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히스패닉 및 제3세계 학생 유치로 전략의 방향을 바꾸는 모습들도 보였다. 이에 대한 논란은 교계내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태생적으로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개설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데이비드 최 목사(리버티신학교)는 "학교마다 신학 인구가 감소하자 일부 전공은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했고 이를 메우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다 보니 학생 유치 전략을 바꾼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학문적 필요에 의해 프로그램을 개설한 게 아니라 사실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된 성격이 강하다 보니 내부적으로도 찬반 논란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주류 신학교들은 한인 및 한국 교계 관계자들과 교류하기 시작하면서 홍보 활동을 펴나갔다. 한인 학생의 지원이 늘자 제법 운영이 됐다. 이 때문에 주류 신학교의 한국어 신학 프로그램들은 저마다 나름 잘 정착한 부분도 있었다. 한인 교계와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영어가 부족해도 한국어로 학위 과정을 이수할 수 있고, 주류 신학교의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한인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인 2세 제이든 김 목사는 "미국 신학교에서 한국어 프로그램으로 학위를 받는 학생들이 저마다 이유는 있겠지만 분명한 건 교수진이나 커리큘럼이 영어 학위 과정과는 분명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영어 과정과 한국어 과정의 차이를 좁혀나가지 않는다면 유색 인종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주류 신학교가 학위 장사를 하고 있다는 오명을 절대로 벗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 김(라이트하우스교회)씨는 "아무래도 학벌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인지 미국 신학교 학위를 원하는 신학생들의 욕망도 이러한 흐름을 부추긴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거기에 주류 신학교들의 장삿속이 맞물려 한동안 한국어 프로그램 개설이 붐을 이뤘는데 그 지점은 반드시 모두가 함께 자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어 프로그램이 부정적인 측면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한인 교계에 기여한 부분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한인 교계내에서 신학의 저변 확대는 물론이고 한국어를 통해서도 주류 신학교의 프로그램을 일정 부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유현상(34·남침례신학교)씨는 "이민 사회 속에 살면서 언어 문제 때문에 신학을 제대로 공부할 수 없는 이들에게 신학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 부분이 있다"며 "또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이민 목회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한인 사역자만의 고민을 서로 공감할 수 있었고 한국어 프로그램도 점점 발전하면서 어느 정도 신학의 수준을 높인 공로도 인정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다. 아무래도 개설 목적이 비즈니스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효용가치가 떨어지면 존재성이 불분명해질 수 있어서다. 즉, 언제라도 폐지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풀러신학교는 한국어 프로그램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학교 측은 스태프 중 절반 이상을 해고시킨 뒤 한인 목회학 박사 과정과 선교대학원 한국어 학부를 합병시킨 바 있다. B신학교 한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한국어 프로그램도 신학교의 운영상 어려움과 맞물려 학생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학교 입장에서는 만약 학생 유치가 어렵거나 재정적으로 프로그램 유지가 힘들 경우 언제라도 축소나 폐지 결정이 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주류 신학교들은 신학 인구의 감소로 인한 간극을 한인 학생 유치로 메웠지만 최근 들어 한인 학생 증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지난 몇 년 동안 신학생에 대한 유학생 비자(F1) 발급 과정이 까다로워지면서 학생 수는 급감하기 시작했다. 파커 김 목사(탈봇신학교 출신)는 "최근 수년간 미국 정부가 비자 발급 과정을 까다롭게 하면서 많은 대학이 유학생 감소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었다"며 "특히 신학교들은 로컬 학생 유치가 여의치 않자 한동안 유학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는데 이러한 현상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은 신학교의 존립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요구하는 시대임이 분명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7-09

입학 문턱 낮춰도 지원자 절대 부족

입학 기준 대폭 낮춰 학생 유치 졸업 학점도 줄였지만 소용없어 학교마다 온라인 교육 전환 시도 오프라인 교육 수준 넘는 건 숙제 미국내에서 영향력 있다는 신학교들이 저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풀러신학교는 재정 긴축의 일환으로 패서디나에서 포모나 지역으로 캠퍼스를 이전하는가 하면 개신교에서 가장 오래된 신학교(앤도버 뉴튼)는 예일대학교 신학부와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신학교들이 환경적 어려움을 타파하고 생존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본지는 오늘날 신학교의 현실과 미래 등을 시리즈로 게재한다. 신학교들이 어려움을 겪는 데 있어 가장 주요 원인은 '지원자 부족'이다. 이는 북미신학교협의회(ATS) 통계를 통해서도 이미 학생 수 감소 현상이 진행된 지 오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남가주 지역 한 신학교 입학처 관계자는 "요즘은 정원을 채울 만큼의 지원자도 없다. 입학 설명회를 하고 여기저기 광고를 해봐도 소용이 없다. 이대로 가면 향후 수년 사이 문 닫는 신학교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신학교 운영을 대부분 학생 수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북미신학교협의회(ATS)가 발표한 최신 통계(2016-2017)를 분석해보면 신학교는 대부분 학비(40.9%)에 운영을 의존하고 있었다. 이어 타단체 또는 개인 기부(29.6%), 투자 유치(11.4%), 교단 및 종교 기관(9.3%), 정부 보조(1.1%) 등의 순이다. 즉, 신학교 재정 중 절반에 가까운 돈이 학비를 통해 충당되기 때문에 학생이 감소할 경우 재정 감소로 운영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셈이다. 신학교들이 운영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생 유치를 위한 경쟁은 심화됐다. 이를 위해 신학교마다 다양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그 중 하나로 학생 부담을 덜기 위해 신학교마다 졸업 이수 학점을 대폭 줄이는 추세다. 쉽게 말해 졸업 과정을 단축시켜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이겠다는 심산이다. 한 예로 풀러신학교의 경우 이미 졸업 학점(목회학 석사ㆍ기존 140 유닛)을 120 유닛으로 내린 지 오래다. 또 성경 원어 해석을 위해 필수로 택했던 히브리어 및 헬라어 수업 역시 선택 강의로 변경했다. 아주사신학교도 지난 2015년부터 졸업 이수 학점을 74 유닛(기존 90 유닛)으로 줄인 상태다. D신학교 한 관계자는 "사실 지원자가 많았을 때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학생을 다양한 검토 과정을 거쳐 선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미달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과거처럼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학생을 뽑는 것도 쉽지 않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일단 학생을 받아주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졸업 과정을 간소화시키고 입학 기준을 완화하다 보니 오히려 신학교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유현상(34ㆍ남침례신학교)씨는 "신학교들이 생존을 두고 고민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학교 문턱을 낮췄는데 분명 나중에 문제점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물론 그만큼 신학교가 어려움에 직면해있다는 증거이겠지만 덩치는 줄이지 않고 문턱만 낮추면 결국 교육의 질적 하락을 불러올 수 있어 바람직한 대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신학교들이 학생 유치를 위해 자구책으로 내어놓는 전략은 온라인 학위 개설이다. 풀러신학교도 이번에 캠퍼스를 이전하면서 외형적인 하드웨어를 줄이고 온라인 수업 개설 등을 통해 디지털 교육 중심으로 방향을 틀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풀러신학교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지난해 학교 측 발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학교 마크 래버튼 총장은 지난해 지역 캠퍼스 폐쇄 결정을 발표하면서 "2013~2017년 사이 학생 등록률을 보면 온라인 과정 등록은 50%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지역 캠퍼스는 등록률이 30%나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풀러신학교는 학생 충당을 위해 온라인 과정을 대폭 늘리고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학생 유치 광고를 펼치고 있다. 또 라미라다 지역 탈봇 신학교(바이올라대학)를 비롯한 리젠트 칼리지, 댈러스 신학교, 웨스터민스터신학교, 트리니티칼리지, 미드웨스턴침례신학교, 리버티대학, 사우스웨스턴신학교, 칼빈신학교 등 종파와 신학 성향에 상관없이 대다수의 신학교가 온라인 과정을 속속 개설했다. 물론 신학교 문턱을 낮췄다고 해서 근본적인 어려움이 해결되는것은 아니다. 이는 임시 방책일 뿐 생존을 위한 대안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로널드 디한(리폼드신학교) 목사는 "온라인 과정 개설은 시대적으로 필요한 일이지만 과연 그것이 오프라인 교육의 질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그 이상의 교육 수준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왜냐하면 현재 신학교들의 온라인 학위 개설의 주요 목적은 변화하는 교육에 대한 대처와 양질의 교육을 위한 심도있는 고민에서 비롯됐기보다는 학생 유치를 위해 마련된 임시 방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학교 관계자들은 "지금 신학 교육계는 변화를 위한 과도기에 놓여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성호 목사(LA)는 "분명한 점은 이런 과도기를 통해 수준 미달의 신학교 등이 자연스레 정리되고 현실에 안주했던 신학계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고민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체질 개선이 될 것"이라며 "이번 풀러신학교의 캠퍼스 이전 결정도 당장은 힘들겠지만 오히려 내실 있고 건강한 신학교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사제를 배출하는 가톨릭 신학교의 풀타임 학생 수는 증가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개신교 한 관계자는 "가톨릭도 분명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거기는 사제 배출 과정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제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있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개신교 신학교는 지난 수년 사이 문턱을 낮추다 보니 오히려 소명이 약해지고 목사 안수를 남발해 오히려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TS에 소속된 미국 내 가톨릭 신학교의 올해(2017-2018) 풀타임 학생 수는 7만108명으로 전년(6만4906명)보다 5000여 명이 늘었다. 반면 개신교 계열 신학교의 올해 풀타임 학생 수는 총 4만9112명으로 전년(5만216명)에 비해 감소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7-02

"신학교 규모 줄이지 않으면 생존 어렵다"

신학교들 속속 캠퍼스 이전ㆍ축소 교세의 급격한 쇠락ㆍ위축 반영해 미국내 한인 신학교도 상황은 비슷 일부 부실 운영, 대리 수강 등 문제 풀러신학교가 캠퍼스를 이전한다는 소식이 오늘날 신학 교육계와 교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시대가 변화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신학교의 영향력 확대는 그동안 미국 기독교의 발전과 맥을 같이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 예전과 분위기가 달라졌다. 1960년대 베이비부머 세대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기독교적 신념이 사회 각 영역에서 수용됐던 것을 토대로 성장을 거듭했던 교회는 오늘날 교인수가 줄어드는 등 하락세라는 게 주지의 사실이다. 기독교의 영향력 감소는 분명 신학교의 위축으로도 이어졌다. 본지는 오늘날 신학교의 현실과 미래 등을 시리즈로 게재한다. 오늘날 주요 신학교들의 크기는 현재 시대적 상황에서 적합할까. 기독교계에서는 "분명 구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게 중론이다. 현재의 신학교 몸집은 과거 기독교가 미국 사회 속에서 성장을 거듭할 때 이뤄진 크기라 볼 수 있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쉽게 말하면 많은 신학교가 몸집은 큰데 정작 학생 유치는 어려워 덩치를 줄이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라며 "신학교마다 온라인 수업을 개설하고 백인 중심의 교육 환경에서 탈피해 한국어 프로그램 등을 만들었지만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최근 캠퍼스 이전을 결정한 풀러 신학교 외에도 몇몇 주요 신학교들의 움직임을 보면 이러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우선 지난 2016년 북가주 지역의 대표 신학교였던 골든게이트신학교는 운영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아예 캠퍼스 전체가 남가주 지역으로 옮겨왔다. 골든게이트신학교는 당시 온타리오로 이전을 완료하면서 학교 이름을 '게이트웨이신학교'로 변경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클레어몬트신학교는 윌라메트 대학교와 합병을 통해 오리건주로 캠퍼스 이전을 공지했었다. 당시 이 학교 제프리 콴 총장은 "학교의 미션을 더 이상 현재의 구조 속에서 유지시켜 나갈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며 학교 이전의 배경을 밝힌 바 있다. 클레어몬트신학교의 캠퍼스 이전 발표 한 달 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개신교 신학교인 앤도버 뉴튼 신학교(ANTSㆍ1807년 설립)역시 예일대학교 신학부와 통합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는 미국 신학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무려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이 학교가 캠퍼스 매각을 결정한것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앤도버 뉴튼 신학교 마틴 코펜하버 박사는 "급변하는 신학교 교육 환경 속에서 사명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했다"고 통합 배경을 털어놨다. UCLA 옥성득 교수는 SNS를 통해 "이러한 현상은 결국 미국 신학교와 교세의 급격한 쇠락과 위축을 반영한다. 한 마디로 신학교마다 재정이 어렵다는 뜻"이라며 "미국이나 한국이나 교회와 신학교는 생존책 자구책 마련을 위해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고 좀 더 과감하게 몸집을 줄이고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내 한인 신학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주로 언어 문제(영어)로 미국 내에서 신학 교육을 받기 어려운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인 신학교들은 최근 유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인 신학교 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한국에서 오는 유학 비자 발급이 까다로워지면서 유학생 유치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한인 신학교들도 1.5세나 2세를 비롯한 타인종 학생까지 유치하는 것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부실 운영 등의 사례까지 드러나며 학교가 폐쇄되는 논란도 있었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명망있는 기독교 종합 대학이었던 쉐퍼드 대학교는 미서부대학협회(WASC) 감사를 통해 재정 관리의 불투명성 및 운영 문제 등을 지적당한 뒤 파행을 겪다가 결국 폐쇄됐다. 이 학교는 갈수록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교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급기야 각 부분에서 부실 운영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대리 수강부터 재정 운용의 불투명성까지 논란을 일으켰다. 쉐퍼드 대학교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신학과 과장 및 학장마저 대리 수강을 한 '가짜 학생'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정도"라며 "이러한 주먹구구식 행정이 중소 신학교에서는 아직도 일어나고 있어나고 있으며 이는 우후죽순 생겨났던 신학교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고 전했다. 이는 백인 학풍이 강했던 주류 신학교들 역시 마찬가지다. 주요 유치 대상이었던 백인에 대한 신학 인구가 감소하면서 이미 한인을 비롯한 히스패닉, 제 3세계 학생들을 유치하는 전략을 택한 지 오래다. 한 예로 미국내 신학교 인가 기관인 북미신학교협의회(ATS) 인종별 통계를 분석해보면 이러한 흐름이 어느 정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ATS에 등록된 신학교들의 히스패닉 학생은 총 4820명이었다. 이는 2013년(3751명), 2014년(4057명), 2015년(4290명), 2016년(4492명) 등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백인 학생은 2005년(4만7385명)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감소하다가 지난해는 3만633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인 학생의 감소하고 타인종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영섭(커버넌트 신학교 졸업)씨는 "사실 타인종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나 학위는 운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된 부분도 있다는 것을 신학교마다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대안으로 생성된 프로그램이 신학교를 살리는 궁극적 대안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효용가치가 떨어진다면 언제든지 정리될 수 있는 것도 문제"라고 전했다. 실제 풀러신학교가 지난 2016년 갑자기 한인 교직원 6명을 해고시키면서 한인 프로그램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jang.yeol@koreadaily.com

2018-06-25

학비 인상ㆍ유색인종 유치로 버틸 수 있나?

풀타임 교수들도 파트타임 전환 새로운 학위 개설해도 효과 미미 "젊은층은 왜 신학교 외면할까" 기독교 연령 구조 반영돼 있어 미국 유명 신학교인 풀러 신학교가 패서디나에서 포모나 지역으로 캠퍼스를 이전한다. 시대적으로 교육 방식이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는데다 재정적 문제에 봉착하자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번 풀러 신학교의 결정이 오늘날 신학교에 던지는 화두는 분명하다. 신학교의 생존을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신학교의 현실과 미래 등을 기획 시리즈로 보도한다. 신학교 운영은 현실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미 미국내 신학 인구 감소는 주지의 사실이다. 학생이 줄면 재정적으로 학교 운영이 어려워진다. 북미신학교협의회(ATS)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대부분의 신학교 정원이 크게 감소했다. 우선 이번에 캠퍼스 이전을 결정한 풀러신학교의 경우 2017-2018년도 전체 학생 수는 2897명으로 나타났다. 10년전(2007-2008년ㆍ3885명)과 비교하면 1000명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지난 10년 사이(2007~2017년) 신학교마다 자유주의, 보수주의 등의 성향을 막론하고 거의 대부분의 신학교가 학생 감소 추세를 보였다. 10년 사이 샌프란시스코신학교(459명→160명), 드류신학교(549명→320명), 골든게이트신학교(현 게이트웨이신학교 →1452명→1297명), 고든콘웰신학교(1734명→2134명), 루터신학교(829명→489명), 프린스턴신학교(669명→502명),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1603명→1101명), 웨슬리신학교(877명→535명) 등 전반적으로 학생수가 크게 줄었다. ATS에 소속된 모든 학교의 전체 학생수(파트타임 및 휴학 포함)는 2005년(7만4067명)을 기점으로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지난해는 6만7628명으로 줄었다. 즉 산술적으로 보자면 6439명이 줄었다는 것인데 학생 1명당 1년 평균 학비를 2만 달러로 단순하게 계산하면 1억2878만 달러의 재정 감축이 있었다는 뜻이다. 학생 감소는 곧 재정 상태의 압박으로 이어졌다. 학교마다 결국 학비를 대폭 인상해야 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는 신학교의 대표 전공 학위인 목회학 석사(M·Div·목회자가 되기 위한 학위·기본 3년 과정) 과정 학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해 풀러신학교의 목회학 석사 학비(1년·풀타임 기준)는 1만9920달러였다. 2014년도 학비(1만7760달러)에 비하면 3년만에 무려 2000달러가 오른 셈이다. 클레어몬트신학교(1만6440달러→2만1120달러), 리폼드신학교(1만5900달러→1만8197달러), 게이트웨이신학교(6075달러→7800달러), 고든콘웰신학교(1만9950달러→1만8750달러) 등 주요 신학교의 학비 역시 대폭 인상됐다. 이는 대체로 지난 10년간 평균 물가상승지수(27%) 및 고등교육학비상승지수(38%)를 웃돈다. 신학교 관계자들은 이러한 위기를 ▶기독교의 교세 감소 ▶그로 인한 신학 인구 감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운영의 어려움 ▶교단 및 교회의 지원 감소 ▶유학생 감소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소마유니버시티 이광길 총장은 "신학 대학이 아닌 일반 대학들을 관리하는 미국서부대학협회(WASC)의 보고서를 보면 앞으로 2050년까지 실제로 수많은 학교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하물며 '신학'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기독교 학교는 어떻겠는가. 학문 기관으로서 정체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새로운 역할을 찾지 않는다면 '위기'라는 절벽에 다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운영의 위기는 곧 교육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왔다. 미국 신학교들은 주요 타겟층이었던 백인 학생들의 입학이 줄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한인을 비롯한 타인종 학생 유치로 전략을 잡았다. 특히 히스패닉 학생의 증가가 눈에 띈다. ATS 인종별 통계를 분석해보면 특히 지난해 ATS에 등록된 히스패닉 학생은 총 4820명이었다. 이는 2013년(3751명), 2014년(4057명), 2015년(4290명), 2016년(4492명) 등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백인 학생은 2005년(4만7385명)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감소하다가 지난해는 3만633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인 학생의 감소 부분을 타인종 학생 유치로 메우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ATS 리사 컨 대변인은 "신학교 운영 및 경영이 10~20년 전 환경과는 너무나 급변하고 있다"며 "풀타임 교수들이 파트타임으로 속속 전환되고 있는가 하면 학교들이 학생 유치를 위해 온라인 과정도 많이 개설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ATS는 지난해 신학교 추세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당시 보고서는 북미주 지역 400개 이상의 신학교 현황을 분석한 것으로 오늘날 신학교의 현실을 보여주는 총 6개의 특징을 추려냈다. 보고서에는 ▶백인 학생 19% 감소 ▶30세 이하 학생 6% 감소 ▶목회학(MㆍDiv) 학생은 14% 감소 ▶비백인 학생 10% 증가 ▶50세 이상 학생 16% 증가 ▶목회학이 아닌 일반 신학 관련 학위 개설 11% 증가 등이 최근 특징으로 꼽혔다. 한마디로 백인 신학 인구가 줄어들고 젊은 학생보다는 뒤늦게 신학을 하는 50세 이상의 학생이 늘어나는가하면 학생 유치를 위해 새로운 학위를 개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인 2세 데이브 노 목사는 "실제 여러 신학교들이 백인 학생이 감소하자 아시안 또는 '제3세계' 학생 유치에 힘을 쏟으면서 전략을 바꿨는데 이마저도 최근 유학생 비자 거부 속출로 어려워지고 있다"며 "젊은 학생이 줄고 50세 이상의 신입생이 많아졌다는 것은 현재 기독교의 연령구조 현실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수치로 오늘날 젊은이들이 왜 '신학'을 외면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6-18

"재정적 여유 확보위해 캠퍼스 축소 선택"

미래 대비해 디지털 교육으로 전환 건물이나 외형은 갈수록 불필요해 오늘날 신학교에 던지는 메시지 분명 생존을 위한 대안 고민해야 살아남아 남가주 지역을 대표하는 풀러신학교가 캠퍼스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본지 5월23일자 A-1면> 현재 패서디나 지역 캠퍼스를 모두 매각하고 3년내로 LA동부 포모나 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풀러신학교 캠퍼스 이전 발표를 통해 신학교와 교계에 던져진 메시지에 분명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오늘날 기독교가 시대적으로 처한 현실은 생존을 위한 대안이 요구될 만큼 암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지는 이번 풀러신학교 사태와 이를 통해 신학교와 교계의 현실 그리고 미래 등을 집중 취재해 시리즈로 보도한다. 명문 신학교인 풀러신학교가 포모나 지역으로 이전을 결정한 배경에는 '재정 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캠퍼스 이전을 발표한 뒤 이 학교 마크 래버튼 총장은 내부적으로 보낸 편지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점점 더 어렵고 혼란스러워지는 대학 교육 환경을 경험하면서 재정 발굴, 예산 검토, 고통스러운 삭감 등을 겪어 왔다. 긴축 경영으로는 변화 수위에 충분하게 대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래버튼 총장은 캠퍼스 이전이 "향후 수십 년을 향해 학교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이라며 캠퍼스 이전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캠퍼스를 포모나로 이전했을 때 얻게 될 이득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는데 모두 '돈'에 대한 부분이었다. 패서디나 캠퍼스 매각시 ▶학교와 관련된 모든 채무를 없앨 수 있고 ▶포모나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학생 및 교직원의 생활비 등이 현저히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는 풀러신학교가 이전 결정 이면에 재정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뜻한다. 캠퍼스 이전 발표 직후인 지난달 24일 풀러신학교는 한인 언론만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동안 한인 목회자만 1000여 명 이상 배출해왔고 학생 수급에 있어 한인 교계 및 한국 기독교계와 관련이 깊은 탓에 특별히 한인 언론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만큼 풀러신학교의 캠퍼스 이전 소식은 한인 교계에도 충격이었던 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마크 래버튼 총장이 직접 나서 캠퍼스 이전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풀러신학교에 따르면 이미 포모나 지역에 4.5 에이커 정도의 캠퍼스 부지(일부 건물 포함)를 매입했다. 현재 패서디나 지역 캠퍼스(약 13에이커)는 구매자가 선정되는 대로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래버튼 총장은 "자세한 매입 가격이나 현재 캠퍼스의 매각 예상 가격 등을 밝힐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부동산 현황 등을 종합해볼때 여러모로 재정적인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며 "캠퍼스 매각은 구매자가 나타났을 경우 학교 이사회가 여러 부분에서 패서디나 커뮤니티에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 개인 또는 단체인지를 검토해보고 최종적으로 매각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학교 측 설명대로라면 포모나 지역의 새 캠퍼스 규모는 현재 패서디나 캠퍼스의 1/3 수준으로 축소되는 셈이다. 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캠퍼스의 외형적인 하드웨어를 축소하는 대신 온라인 수업 개설 등을 통해 디지털 교육 중심으로 방향을 바꾸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를 대비해 디지털 교육으로 전환하게 되면 효용 가치로 볼 때 건물이나 외형적 규모는 갈수록 불필요해진다는 계산이 선 셈이다. 래버튼 총장은 현 상황을 두고 "신학교가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를 앞두고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는 시점"이라며 "이는 향후 70년을 내다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래버튼 총장은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데 있어 '거리(distance)'는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다양한 상황에서 모든 학생들이 역동적인 온라인 학습을 경험하게 될 때 과거 교회 역사에서는 불가능했던 보다 폭넓은 세계관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풀러신학교로서는 캠퍼스 축소로 생존과 재정 문제를 타개하고 디지털 학습 토양을 조성함으로써 교육의 효율성을 최대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이날 풀러신학교는 새로운 캠퍼스가 앞으로는 전통적인 학습이 아닌 온라인 학습을 위해 설계된 시설과 중앙 집중식 행정을 통해 운영될 것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이미 풀러신학교는 미국 최첨단 소프트웨어 업체인 'VMware(최고 경영자 팻 겔싱어)'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교육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는 "풀러신학교는 성경적 근거를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에 적응하는 방법을 제시해왔다"며 "(이번 결정이) 현시대가 필요로 하는 용기있고 혁신적이며 신실한 복음주의 지도자를 양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풀러신학교의 캠퍼스 이전 결정을 오늘날 신학교와 교계가 간과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데이비드 노 목사(어바인)는 "재학생만 3000여 명이 넘는다는 풀러신학교가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오늘날 교육 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며 그 흐름에 긴박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한 학교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현존하는 수많은 신학교가 미래를 대비하지 않을 경우 생존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으로 이번 풀러신학교의 결정이 교계에 암시하는 메시지는 그만큼 명확하다"고 전했다. 한편, 풀러신학교는 웨스트민스터, 덴버, 트리니티, 고든콘웰 등과 함께 미국 내 대표 복음주의 신학교 중 하나로 꼽힌다. "수년전부터 조짐은 계속됐었다" 갑작스런 결정 아닌 불가피한 선택 풀러신학교의 캠퍼스 이전은 갑자기 내려진 결정이 아니다. 이미 수년전 부터 여러차례에 걸쳐 조짐이 포착됐었다. 우선 목회자 양성 과정인 목회학(M.Div) 정원의 미달 사태가 계속돼왔다. 4년전에는 기숙사 건물 일부도 내놓았다. 신학교 운영과 관련한 재정 문제는 이미 교계에서 암암리에 퍼져 있는 상태였다. 지난 2016년에는 한인 프로그램에 대한 구조조정도 단행했었다. 당시 구조조정 이면에도 재정난이 하나의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한인 교계에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7월에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지역 캠퍼스 폐쇄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풀러신학교는 오렌지카운티 지역 어바인 캠퍼스를 비롯한 워싱턴주 시애틀, 북가주 멘로 파크 등의 지역 캠퍼스 3곳을 모두 폐쇄하는가 하면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 캠퍼스가 제공해온 목회학(M·Div) 등 4개 학위 과정 역시 중단한다고 발표했었다. 당시 래버튼 총장은 "2013~2017년 사이 학생 등록률을 보면 온라인 과정 등록은 50%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지역 캠퍼스는 등록률이 30%나 감소했다"며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큰 도전 과제였으나 등록률 감소는 학교 재정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고 결국 캠퍼스 폐쇄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전했다. 그만큼 이번 패서디나 캠퍼스 이전 결정은 학교가 생존을 위해 선택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보여준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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